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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사내 행사인 커넥트에서 충격적인 발표를 한다. 

회사의 사명을 META(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세상에서 사람들은 연결하는 비전을 향해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처음 발표가 있은 뒤, 한동안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의 기대감을 안고 상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실적의 정체 혹은 약간의 후퇴가 가시화 되면서, 주가는 50% 폭락해버렸다.

회사의 모든 역량을 "리얼리티 랩스", 즉 메타버스 개발 부서에 집중시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메타버스는 돈을 벌어다주기는 커녕, 돈먹는 하마역할을 하고 있고,

SNS 서비스는 애플과 구글의 광고정책 변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나타나고 있으니,

어찌보면 실적 하락은 예견된 결말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돈을 잘 벌긴 한다)

이러한 저커버그의 행보에 대해서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지난 수년간 페이스북의 상황을 기초로, 조금 긍정적 해석을 해보려 한다.

 

아마도, 저커버그는 수년전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류의 SNS 서비스 성장에 서서히

한계가 오고 있음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틱톡, 스냅과 같은 신종 SNS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의 파이를 나눠가지는 상황이 되고, 내부적으로 보는 숫자들은 악화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2019년도에는 페이스북을 소수 커뮤니티 중심의 SNS로 바꾸려는 시도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내부 직원들의 강한 반발에 가로막히게 된다.

그 결과, 수년간 십수명의 임원진의 사퇴가 이어지고, 직원들의 사기저하 및 글래스도어 등의 사이트에서

회사에 대한 평가절하가 심각하게 일어났다.

 

회사는 성장해야 고이지않는다. 특히 테크기업의 경우, 개발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난관을 극복하면서 팀웍이 만들어져야 직원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냥 기존의 SNS 서비스를 관리하는 정도로 개발자들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란 어렵다. 

창조적인 일 보다는, 단순한 엔지니어링과 의미를 찾기 힘든, 많은 일들이 주어졌을 것이고,

능력보다는 정치력이 더 중요한 회사가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글래스도어의 직원평가는 악화되고,

실력있는 직원들이 떠나면서 회사는 내부에서부터 썩어가기 시작 했으리라.

 

저커버그는 본인 스스로가 개발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들을 피부로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의 지향점이 필요 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정한 새로운 지향점이 "메타버스" 였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나의 추측이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를일이다.

그러나, 회사의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메타버스 중심으로 개편하는 행동은,

단순히 기행으로 치부하기엔 결연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기에, 나는 저커버그의 이런 결정이, 단순한 변덕이 아닌 진중한 결정이고,

아주 오랜시간 길을잃었던 페이스북의 방향성에 대한 그의 대답이라 해석했다.

 

시장은 이러한 그의 결정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50% 하락이라는 형태로 보여줬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표류하던 페이스북이 새로운 성장을 향해 노를 젓게 되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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