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체크리스트 #2. 경제적해자 (경쟁우위)

주식 매수 전 체크리스트 두번째 항목은 경제적해자 로 결정했습니다. 앞선 포스트(link)에서 언급한 메가트렌드에 이어, 많은 성공한 투자자들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요소입니다.

경제적 해자

처음 접하는 분에게는 경제적해자 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알고나면 그렇게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실겁니다.

"해자"는 중세시대 성벽 주변에 도랑을 파서 물을 채워놓은것을 말합니다. 적이나 동물들이 성 근처로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치입니다.

기업도 특정 비지니스 영역에서 이런 해자와 같은 경쟁우위를 지니고, 경쟁사의 진입을 차단 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기술특허 같은것이 있겠죠.

해당 특허가 만료되기 전에는 그 누구도 그 회사의 사업영역을 침범하거나 점유율을 빼앗지 못합니다. 이런 기업은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현금흐름과 이익을 방어 해낼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만의 현금창출이 되는 성이 있으니까요. 이는 외부의 침입을 걱정 할 필요없는, 넓은 해자를 가진 성과 같죠.

이런 기업의 경쟁우위를 일컬어 경제적인 의미의 해자, 즉, "경제적 해자" 라고 부릅니다.

경제적 해자의 종류

펫도시의 "경제적 해자" 라는 책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해자의 유형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1. 무형 자산

무형자산은 말 그대로 형태가 없는 그 기업의 경쟁력이자, 다른 기업이 진입하는것을 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 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브랜드 파워 > 유지비가 적은 경우에만 해당
• 강력한 판매망 > 초기 구축비용, 진입비용 큼
• 특허 > 가격, 기술적 측면에서 차별화 가능한 경우
• 사업권 > 시장 진입에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경우

여기서 핵심적으로 체크해야 할 사항 한가지는, "이런 무형 자산들이 고객들로 하여금 돈을 더 쓰게 만드는가?" 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회사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게 하거나, 다른제품 대비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구매하게 만들 수 있는가 를 확인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해자인지 알고싶다면, 사람들이 애플폰을 비슷한 스펙의 삼성폰 보다 돈을 더 주고라도 사는지 보면 됩니다.

2. 전환 비용

고객이 경쟁사 제품으로 바꿔쓰기 힘든 경우 전환비용이 크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사람들은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것은 가능하지만 잘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연결된 급여, 비용, 자동이체 되는것들을 바꾸는 시간과 비용이, 주거래 은행을 바꿔서 얻을 수 있는것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혹은, 엑셀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업그레이드된 엑셀 경쟁 제품을 무료로 준다 해도, 그사람은 엑셀을 쓸 가능성이 큽니다. 엑셀을 잘 다루는데 들어간 시간과 노력을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에 들이기 어렵기 때문이죠.

3.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란, 사람이 모여 있을수록 고객들이 더 큰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들어, 카카오톡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단순한 메신저지만, 전국민에 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집니다. 많은사람이 쓰기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소통의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얻게 됩니다.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 효과는 더욱 커지겠죠.

선물거래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거래에 참가할수록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풍부한 유동성은 또다시 큰 자금을 가진 고객을 끌어당깁니다. 특히, 선물은 A거래소에서 매수했다면 A거래소에서 매도해야 하므로, 고객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기에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합니다.

4. 원가 우위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것을 원가 우위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는 곧 마진율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우수한 현금흐름의 발로가 됩니다.

원가우위의 원인은 기업별로 다양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더 큰 규모의경제를 이루어 냈다거나, 기술적 우위, 특허를 가지고 있거나, 효율적인 판매망을 구축했거나, 더 적은 인력으로 같은 효율을 낼 방법을 찾았을지도 모르죠.

이런 요소들을 정리해보면, 보통 원가우위는 저비용 프로세스, 유리한 위치, 고유 자산, 규모의 경제 네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넓은 해자, 좁은 해자

앞서 해자의 종류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자를 가진 기업이라 하더라도, 영원히 경쟁우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적 해자가 있다면 그 지속기간과 강도(높은 자본이익률) 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경제적해자 분석으로 잘 알려진 모닝스타의 기준에 따르면, 해자의 넓이를 판단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ROIC > WACC
• 유지기간 20년 이상 : 넓은 해자
• 유지기간 10년 이상 : 좁은 해자

ROIC > WACC 항목은 말로 풀어보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고 남는 이익만으로도,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닝스타는 단기적으로 ROIC가 큰 것 보다 유지기간이 긴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경제적 해자 체크리스트

지금까지 경제적 해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경제적 해자는 기업별로 산업별로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그것을 비교 가능한 어떤 수치로 만들긴 어렵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해볼 수 있는것은, 펫도시가 아래 도식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경제적 해자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넓은지 좁은지 정도를 판단 해 보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제적 해자 판단 과정

• 경제적 해자가 있는가? (무형자산, 전환비용, 네트워크 효과, 원가우위)
• 경제적 해자가 있다면, 넓은 해자인가?( ROIC>WACC, 유지기간 20년 이상)